주총서 '한도 확대' 정관 변경…"자금 확보 사전 작업"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전환사채와 신주 발행 한도를 늘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서 자본 확충 능력을 강화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31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제33기 주주총회에서 전환사채 발행 관련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관 변경을 통해 기존 1조6천억원의 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2조5천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확대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사채의 발행 한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600억원, 인수기업인 대한항공[003490]을 대상으로 3천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사의 보수 한도도 기존 27억원에서 18억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총액이 4억3천만원에 불과해 한도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내정자인 정성권 중국지역본부장이 사내이사(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주총 인사말에서 "대한항공과의 인수·통합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현재 위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091810]도 이날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신주 발행 한도를 확대하며 유동성 위기에 대응했다.
티웨이항공은 이사회의 결의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2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했던 한도를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확대했다.
다음달 예정된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발행하는 신주가 100분의 20을 초과했기 때문에 정관을 변경했다고 티웨이항공 측은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주총에서 강민균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제이케이엘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설립한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주총 인사말에서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자금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중대형기 A330-300 3대의 도입 LOI(인수의향서)를 체결하며 중장거리 노선 취항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에어[272450]는 신주 발행의 기준이 되는 발행 예정 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2억주로 확대했다. 현재 발행한 주식의 총수가 4천500만주에 불과하지만, 자본 확충의 필요성에 대비해 주식 총수 한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자금을 확충할 계획이 없더라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추가적인 자본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관 변경은 급할 때 필요한 돈을 즉시 투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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