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막은 에버기븐호 좌초 원인 본격 조사

입력 2021-04-01 10:10   수정 2021-04-02 11:55

수에즈운하 막은 에버기븐호 좌초 원인 본격 조사
잠수사 투입해 수중에서 정박한 배 선체 이상 여부 조사
이집트 당국 "피해규모 1조원 넘어갈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무역항로인 수에즈운하를 한 주간 마비시킨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의 좌초 원인을 찾기 위해 잠수사들이 투입되는 등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에 정박한 에버기븐호의 선체 이상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잠수사들이 수중에 투입됐다.
이들은 선체 아랫부분에 이상이 없는지를 수중에서 파악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양사고 전문가들도 승선해 선장과 선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특히 에버기븐호 조사팀을 이끄는 수에즈운하관리청 고문인 사예드 시샤 팀장이 이날 에버기븐호에 승선해 현장 조사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에버기븐호의 항해 적합성과 함께 선장의 행동과 결정까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선장은 조사팀에게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선박 기술관리 회사인 버나드슐테선박관리(BSM)는 모래바람 등 강풍을 사고 원인으로 꼽은 바 있다.
그러나 수에즈운하관리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강풍보다는 기술적인 결함이나 사람의 실수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사고 원인과 관련해 엇갈린 발언이 나오고 있다.
일단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에버기븐호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배를 수에즈운하 한가운데의 넓은 공간이 그레이터비터호에 정박시키겠다고 밝혔다.
수에즈운하관리청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조사에 정해진 일정표는 없다고 말해, 원인 조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피해 규모도 산정될 것"이라면서 피해 추산액이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가 넘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피해 추산액은 수에즈운하 마비로 이집트 정부가 입은 손해액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비 청장은 지난달 28일에는 이번 사고로 이집트 정부가 하루 1천400만 달러(약 158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해 손해를 본 다른 선박들까지 고려한다면 에버기븐호 측이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선박을 소유한 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 측은 현재까지는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와 관련해 배상 청구나 소송이 제기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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