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코로나19 감염자 최고치…백신 효력 '무색'(종합)

입력 2021-04-01 23:28  

세계 곳곳서 코로나19 감염자 최고치…백신 효력 '무색'(종합)
프랑스 다시 전국 봉쇄…터키 신규 확진 역대 최대
미국 신규 확진 전주보다 22% 증가…브라질은 의료체계 마비 직전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이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는 있지만 전염 속도를 늦추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전파력이 더 강한 변이의 유행과 맞물려 일부 국가에선 보건 체계가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 프랑스·독일·터키 등 유럽서 3차 확산 본격화



프랑스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 피해를 줄이기 위해 4월 3일부터 한 달 동안 다시 전국을 봉쇄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한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전 6시∼오후 7시 사이 주거지 반경 10㎞ 밖으로 나갈 때 이동확인서를 소지해야 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없으면 오후 7시 이후 외출과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된다.
프랑스가 지난해 3월, 10월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전국 단위 이동제한령을 내린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들어 하루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명씩 쏟아져 나오면서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에서는 인구 6천500만명의 12%에 달하는 800만명 이상이 백신 1회 접종을 마쳤다.
이번 봉쇄령으로 프랑스 기업 15만곳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 매월 110억 유로(약 14조5천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독일에서도 변이바이러스가 주도하는 3차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4천300명, 하루 사망자는 201명을 기록했다.
신규확진자 중 영국발 변이바이러스 B117 감염 비중은 지난달 28일 기준 88%에 달했다.
변이바이러스 확산에도 백신 접종이 더딘 독일은 5일부터 전국 3만5천곳의 일반의원을 통해 백신접종 속도를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독일에서 1회차 접종자 비중은 전체인구 중 11.6%로 962만7천222명에 불과하다. 2회차 접종까지 받은 이들은 전체의 5%인 415만2천414명이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다음 주에 전국 3만5천 곳의 일반의원에 코로나19 백신 94만회분이 배포될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300만회분 이상이 일반의원에 배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연일 신규 확진자 수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1일 터키의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천3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기록된 역대 최대치(3만7천303명)를 하루 만에 경신한 것이다.
터키는 지난 달 1일부터 주말 봉쇄를 해제하고 식당·카페 영업을 재개하는 등 '정상화 조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상화 조치 후 신규 확진자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3월 1일 신규 확진자 수는 9천891명으로 전날 확진자 수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그러자 터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주말 봉쇄 조치를 재도입했으며, 라마단(이슬람교 금식성월·4월 13일∼5월 12일) 기간 식당에 배달 영업만 허용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사무소는 1일 유럽의 백신 공급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라고 비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 지역 책임자는 이날 성명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는 제조를 늘리고 백신을 접종하는 데 장애물을 줄이고, 우리가 재고로 가진 단 하나의 약병까지도 사용함으로써 그 과정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WHO는 유럽 지역을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를 포함해 53개국으로 분류한다.

◇ 확산세 주춤하던 미주·인도도 다시 확산



지난해 말 백신 접종을 시작해 이후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감소하던 미국 역시 최근 들어 확산세가 다시 심상찮다.
지난달 30일 CNN방송은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6만5천700명으로 1주일 전보다 2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자체 집계를 토대로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가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6만3천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특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점점 더 퍼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영국발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과 치명률 모두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집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30%인 9천760만명이 최소 1회 백신을 맞았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브라질에선 확산세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사망자는 3천869명으로, 전날 기록(3천780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10만명에 육박한 후 주말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30일 8만명대를 기록하며 또 급증세로 돌아섰다.
브라질 보건부와 연계된 의학연구기관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은 지난달 31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공립병원 중환자실 병상 부족 사태가 극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재단은 전국 27개 주 중 25개 주의 공립병원 중환자실 병상 점유율이 80%를 넘었으며, 18개 주는 90%를 웃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선 피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봉쇄 도입을 촉구하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봉쇄에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전 세계 누적 확진자 3위 국가인 인도 역시 확산세가 다시 격화하는 추세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1일 전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천222만1천665명으로 전날보다 7만2천33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을 넘어선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9월 10만 명에 육박했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월 1만명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급격하게 불어나는 상황이다.
더욱이 확진자 증가 속도가 지난해 1차 유행 때보다 훨씬 가파르다. 2월 16일 신규 확진자 수가 9천121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반 만에 8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주민의 방역 태세가 느슨해진 가운데 감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최근 확진자가 급증했을 것으로 진단한다.
인도와 인접한 방글라데시도 지난달 31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천358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파키스탄도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4천757명으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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