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장기적 상용화 대비해 인근국가간 역외결제 검토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최근 비대면 금융 거래가 급증하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CBDC 상용화를 대비해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글로벌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민간이 발행 주체인 비트코인이나 디엠(구 리브라) 등과 비교해 가격이 안정적이고, 결제 수단 기능을 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CBDC는 기존은행 계좌와 연동 없이 직접 개인이 전자지갑을 발급받아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현금 발권·유통 비용을 줄이고,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CBDC 도입 논의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 등 민간의 디지털화폐 출시 움직임이 가시화하자 최근 주요국을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현금 사용이 급감한 것도 논의를 가속했다.
매켄지 글로벌 페이먼트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한국 등의 현금 사용 비중은 10년 새 절반가량 줄었다. 중국의 총거래량 대비 현금 사용 비율이 2010년 99%에서 지난해 41%까지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은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디지털 위안화(DCEP) 도입을 검토했고, 지난해 4월에는 가상환경을 조성해 CBDC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파일럿 테스트도 했다.
이에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2월에 맞춰 세계 최초로 CBDC를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은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역외결제 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홍콩, 태국 등과 CBDC 국가 간 실시간 지급결제서비스를 검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도 최근 코로나19 경기부양 지급결제 수단으로 CBDC가 부상하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23년 디지털 달러 공개를 예상하기도 했다.
한국은행도 CBDC 발행 리스크와 필요성을 검토하고, 연내 파일럿 테스트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CBDC는 개인정보 침해, 은행·핀테크 사업영역 침해, 통화 주권 약화 등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어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경련은 CBDC 상용화에는 수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통화정책과 외환시장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물론 인근 국가 간 역외결제 검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경련은 "인근국 및 주요 무역파트너와 무역·투자 결제 개선을 위한 CBDC 브릿지 추진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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