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여론 감안해 반대입장 표명 후 공화당 반발 직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조지아주(州)의 투표권 제한법 때문에 이 지역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와 델타항공에 불똥이 튀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코카콜라와 델타항공이 투표권 제한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뒤 공화당 정치인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천 최고경영자(CEO)가 당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배스천 CEO는 델타항공 직원들에게 "지난해 대선에서 부정투표가 이뤄졌기 때문에 투표권을 제한하겠다는 논리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보냈다.
조지아주 의회의 공화당 정치인 사이에서는 델타항공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을 종료해 보복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델타항공과 코카콜라를 향해 위선적이라고 비판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트위터에 "선출되지 않은 다국적 기업이 공개적으로 선거에 대한 미국 각주의 주권과 권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카콜라와 델타항공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조지아주에서 투표권 제한을 강화하는 법이 통과된 뒤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보이콧을 불사할 것'이라는 소비자 여론을 감안해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NYT는 "정치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기업 입장에선 어느 쪽 입장을 취해도 반대편의 심기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또 다른 대형기업인 UPS는 논란을 피해갔다.
UPS는 법이 통과된 뒤 "미국인의 투표권 행사는 어려워지면 안 되고, 쉬워져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정작 조지아주의 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조지아주는 부재자투표의 신분 증명을 강화하고 부재자투표 신청 기한을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을 통과시켰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