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로 대한항공 운임 인상 억제할 듯…PMI도 이달말 확정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경영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기준인 경영평가지표를 이르면 이달 안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달 말 대한항공이 산은에 제출한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이 확정되는 동시에 경영평가지표도 수립되면 산은의 대한항공 견제 장치가 일차적으로 마련되는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PMI 확정 후 회계법인 등 전문 자문기관 의견 수렴과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과의 협의를 통해 경영평가지표를 확정할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의 조언을 받아 경영평가지표를 작성하고, 초안 완성 후 한진칼[180640]과 세부 내용을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이미 지난달 아시아나항공[020560] 통합계획 이행과 경영 전반을 평가하는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를 출범했다.
애초 경영 성과를 매년 평가하기로 했지만, 통합 부작용 최소화와 시기적절한 견제를 위해 반기마다 대한항공의 경영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경영평가위의 경영평가는 등급이 저조할 경우 경영진 교체·해임 등의 조치가 가능한 만큼 산은은 기준이 되는 평가지표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현재 노선 운항, 기재·슬롯 보유 상황, 사업 계획 등을 고려해 현실적인 경영 목표를 세울 예정이다.
산은은 경영지표를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경영목표 실현 여부뿐 아니라 PMI 이행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경영지표에는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 항목 외 소비자 효익 향상을 위한 대한항공의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운인 임상을 억제하기 위한 평가 항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운임을 인상하면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임 인상을 차단하는 것이다
아울러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면 부정적 경영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대한항공의 고용 유지를 유도할 수도 있다.
PMI에는 인력 재배치 등의 방안이 담겼지만,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산은은 이미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언론을 통해 수차례 밝혔고, 투자합의서를 통해 협력업체와의 상생 협력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기업 밀어주기'라는 일각의 의혹을 의식한 듯 다양한 견제·감시 제도를 마련했다. 인수 절차 모든 내용을 모니터링하면서 한진칼 지분율 10.66% 주주의 권한을 넘어선 견제를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전반적 계획을 담은 PMI부터 사실상 산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은은 지난달 17일 대한항공으로부터 PMI를 받아 검토 중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항목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 보완의견을 대한항공에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한진칼 주주총회 때는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 '이사회의 동일 성(性) 구성 금지' 등을 주주 제안해 의결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며 "산은이 주도적으로 모든 내용을 검토하고 의견까지 내면서 어느 때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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