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이후 양곤·만달레이·몽유와서 첫 거리 시위 이끌어
"군부독재 거부 보여주자, 선과 악의 싸움, 싸우는 자가 승리" 독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시민들의 거리 시위를 이끄는 3명의 젊은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의 용기와 리더십이 두 달이 넘는 거리 시위 동안 미얀마 국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투쟁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칭찬이 적지 않다.
반대로 미얀마 군부에게 이들은 '눈엣가시'인 셈이다.
5일 현지 SNS에 올라온 글들에 따르면 이들은 최대 도시 양곤, 제2도시 만달레이 그리고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각각 거리 시위를 이끌고 있다.
만달레이에서 거리 시위를 이끄는 타자 산은 미얀마에서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거리 시위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쿠데타 사흘만인 지난 2월 4일 만달레이 의대 밖에서 20명가량이 군정 반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를 주도한 이가 타자 산이다.
거리시위 현장에서 미얀마 남성 전통치마(사롱)를 입고 발가락 사이에 끈을 끼워 슬리퍼를 신은 채 맨 앞에서 열정적으로 구호를 외치고 연설하는 모습이 상징이 됐다.
한 네티즌은 SNS에 "타자 산은 쿠데타로 대중들이 충격으로 무력한 상태였을 때, 며칠 만에 매우 소규모 시위를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많은 신세를 진 가장 용맹한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른 네티즌은 그가 만달레이에서 처음으로 의사와 간호사들이 시민불복종 운동에 나서는 것을 도왔다고 전했다.
타자 산은 지난 3일 로이터 통신에 "이 투쟁은 선과 악 간의 싸움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에 여전히 매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곤을 중심으로 활약 중인 에이 띤자 마웅은 이전에도 적극적인 사회운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웅산 수치 문민정부 당시에도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을 비판하며 국내에서 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데 적극적이었다고 네티즌들이 SNS에서 전했다.
그녀는 지난 2월 6일 양곤에서 첫 거리시위를 이끌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 띤자 마웅이 시위대 맨 앞에서 이끄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쿠데타 이후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의 민주세력 연합체인 '밀크티 동맹'을 통한 군사정권 규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해당 국가들에서 밀크티가 공통적으로 많은 이들이 즐기는 음료라는데 착안한 이름이다.
에이 띤자 마웅은 SNS에 "과감하게 투쟁하는 이가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우리는 승리할 자격이 있다"며 시민들을 독려했다.
또 "침묵 뒤에 가장 강력한 폭풍이 온다"며 지속적인 저항을 강조했다.
몽유와 지역의 시위 지도자 왜 모 나잉도 현지에서 주목하는 젊은 리더다.
몽유와는 양곤이나 만달레이에 비해서 미얀마 바깥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임에도, 반(反)쿠데타 거리 시위에서는 이 두 지역 못지않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미얀마 시민들은 여기에는 왜 모 나잉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어떤 이는 그를 인도 신화 속 전설적인 전사인 바후발리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그를 '리틀 판다'라고도 부른다. 뭐라고 불리건 간에, 왜 모 나잉은 50일 이상 실패 없이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지에서는 왜 모 나잉이 거리시위에서 매번 감동적인 연설을 하는 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이는 시민들도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지난달 30일 거리시위에서 "군부 통치를 거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매일 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시민들이 SNS를 통해 전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