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북일관계…'日 독자제재 연장' vs '北 올림픽 불참'

입력 2021-04-06 10:58   수정 2021-04-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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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진 북일관계…'日 독자제재 연장' vs '北 올림픽 불참'
北 올림픽 불참 발표, 제재 연장 결정 시점 맞춰 '맞대응'한 듯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과 북한이 6일 각각 대북 독자 제재 연장과 도쿄올림픽 불참 카드로 격돌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주재의 각의를 열어 북한의 비핵화 및 탄도 미사일 폐기가 구체화하지 않고 일본인 납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오는 13일 기한을 맞는 대북 제재 조치의 2년 연장을 결정했다.
이는 북한이 약 1년 만인 지난달 25일 동해 쪽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뒤 예고됐던 것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와는 별개로 2006년부터 대북 압박 정책으로 독자적인 제재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수입 및 수입 관계 선박의 입항 금지에 국한했던 제재 범위에 2009년부터 수출 금지를 추가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여 2년 단위로 연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달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하자 집권 자민당 내에선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분출했고, 이는 일본 정부의 이날 제재 연장 결정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일본 정부의 제재 연장이 결정된 시점에 공교롭게도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방침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 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화상 방식으로 개최한 총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방침이 결정된 지 12일 만에 공개된 셈이다.
일본이 대북 독자 제재를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은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고 이틀 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일본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마이니치신문 등은 지난달 27일 자에서 일본 정부가 핵·미사일 문제 등에서 북한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선 제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4월 13일까지로 돼 있는 대북 독자 제재 연장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정례 각의는 화요일과 금요일 열리고, 제재 만료 시한 1주일 전인 이날 연장안이 다뤄질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됐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의 대북 제재 연장 결정과 북한의 올림픽 불참 선언이 우연히 같은 날 나왔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일본 정부 움직임을 보면서 올림픽 불참 발표 시점을 골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 연장 결정에 북한이 곧바로 스가 정권에 타격이 될 수 있는 올림픽 불참 카드로 응수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올림픽 불참으로 스가 총리의 대북 관계 구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최대 정책 과제의 하나로 내세우는 스가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만남을 통해 이 문제를 풀고 궁극적으로 북일 관계 정상화로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북한이 해결할 납치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스가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제안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교도통신은 스가 총리가 북일 간의 대화 통로가 단절된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을 기회로 북한 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상황이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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