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1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2분기 기대감 더 커져(종합2보)

입력 2021-04-07 16:30  

삼성·LG전자 1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2분기 기대감 더 커져(종합2보)
코로나 장기화에 스마트폰·가전 판매 증가
2분기부터 반도체 가격 상승, LG 휴대폰 철수 효과 반영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 증가가 주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반도체 부문 실적이 저조한 대신 스마트폰(모바일)과 TV·가전이 선전하며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고, LG전자 역시 생활가전과 TV를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 영향 등이 2분기부터 반영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삼성전자 영업이익 9조3천억원…이번엔 스마트폰·가전이 끌어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3천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7.48%, 44.19% 증가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8조원대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부문별 실적 양상은 지난해와 반대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두드러지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부문 실적은 악화한 '반도체 효과'가 특징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스마트폰과 가전은 코로나19 장기화 특수를 이어가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잠정 실적 발표여서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약 3조6천억원, 스마트폰 부문(IM)은 4조6천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001200]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텍사스 정전에 따른 영업차질, D램 1z 나노 공정과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2공장 가동 개시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 증가가 반도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이전과 달리 1월에 조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양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소비자 가전(CE) 부문 역시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삼성 TV 판매량이 작년보다 15%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4천억∼6천억원으로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않고 이전 전망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 실적 신기록 갱신…영업이익 1조5천억원 달성
LG전자의 1분기 매출은 18조8천57억원, 영업이익은 1조5천178억원으로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치인 2009년 2분기 1조2천438억원을 12년 만에 갱신했다.
LG전자의 역대급 실적은 생활가전(H&A)이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1분기 LG전자 생활가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8천∼9천억원, 매출은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TV 담당 HE 사업본부 1분기 영업이익은 3천500억원, 매출은 3조6천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HE 본부는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1분기 LG전자 올레드 TV 출하량을 전년 동기의 2배 이상인 75만9천대로 전망했다.
휴대폰 담당 모바일 부문(MC)은 1분기에도 2천억원대의 영업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8천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4조6천억원에 달한다.
기업간 거래 담당 BS 사업 본부는 약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장 사업 본부(VS)는 영업적자 약 6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장 사업은 완성차 업체 수요 회복에 따라 적자 폭을 줄였고, BS 사업은 비대면 트렌드와 1분기 계절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 2분기 반도체 회복에 삼성 영업익 10조원 전망…LG전자는 휴대폰 철수 효과 나온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이번 1분기에 실적 저점을 찍고 2분기에 다시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 악재를 털고 반도체 가격 강세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정전 사고에 대한 텍사스 주정부의 손실 보상이 2분기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1분기 주역이었던 스마트폰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원가·마케팅 비용 상승 등 여파로 '상고하저'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회복하고, IM 부문은 3조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반도체 회복에 힘입어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조기 출시된 갤럭시 S21 의 출하량이 급감하며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반도체 부문 이익이 급증하고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비대면 수요에 따른 반도체 호황을 업고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다만 현재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상태인 데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LG전자도 장기간 '아픈 손가락'이었던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는 효과가 2분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LG전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점찍은 전장 사업은 2분기 적자폭을 더욱 줄인 뒤 하반기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오는 7월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출범도 앞두고 있다.
가전과 전장 등으로 사업 폴리오를 강화하고 휴대폰 사업은 정리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TV 중심의 홈코노미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전장 중심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며 "가전과 TV는 반도체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 믹스 개선과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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