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최소 6개월 연장 시사…"반군부 시위 줄어들어" 주장
한국 등 18개국 대사 "자유로운 미얀마 시민 열망 지지" 공동 성명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9일 비상사태 기간 연장을 시사했다.
2월1일 쿠데타 직후에는 비상사태가 1년이라면서, 그 이후 바로 총선을 치를 것처럼 말했지만 두 달여가 지난 뒤 본색을 드러냈다.
군사정권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9일 수도 네피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총선은 2년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툰 대변인은 이날 방송된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비상사태가 6개월 혹은 그 이상 연장될 수 있지만, 2년 내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언급했다.
비상사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최소한 6개월 이상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군부가 연장된 비상사태 기간 차기 선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선거 제도나 헌법을 고칠 가능성이 있다.
툰 대변인은 또 "시민들이 평화를 원하면서 반군부 시위가 점점 줄고 있다"면서 "정부 각 부처는 조만간 모두 완전히 정상적인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또 반군부 시위에 해외 자금이 돈줄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는 대지 않았다.
툰 대변인은 일부 국가들이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해외 및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는 이날도 양곤과 만달레이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반군부 시위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중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는 군경의 총격으로 시위대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18개국 대사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군부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대사들은 성명에서 "두달 전인 2월 9일 네피도에서 먀 뚜웨 뚜웨 카인이 총에 맞았다. 그녀 나이 19살이었다"면서 "그때 이후 6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어렵게 얻은 민주적 권리와 자유를 위해 시위하다 죽임을 당했고, 아이들도 살해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정당하고 평화로운 그리고 민주적인 미얀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의 희망과 열망을 지지하기 위해 우리는 단결한다"고 말했다.
대사들은 또 "폭력은 중단돼야 하고, 정치적 이유로 구금된 모든 이들은 석방돼야 하며 민주주의는 회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 성명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유럽연합(EU) 대표부 및 소속 국가와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18개 국가 대사들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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