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협도 언급…인도태평양 강조하며 극초음속 무기·해군력·핵억지력 부각
"물가 감안시 사실상 마이너스"…공화는 물론 감액 희망 민주 진보서도 반발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9일(현지시간) 내년 국방 예산안의 개요를 제시하면서 중국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미국의 행정부 예산을 총괄하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2022회계연도 연방의 재량 예산 1조5천224억 달러(1천700조 원)를 제안하면서 국방 부문에는 절반가량인 7천530억 달러를 배정했다. 올해보다 1.7% 증가한 수준이다.
이중 국방부에는 1.6% 늘어난 7천150억 달러를 할당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국방부 예산이 오히려 0.4% 감소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설명이다.
국방부와 OMB는 예산 설명자료에서 현대화, 혁신, 준비태세 강화를 목표로 제시하면서 중국 대응을 중요 과제로 올렸다.
국방부는 "최고의 도전과제로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필요성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고 밝히고, 러시아, 이란, 북한도 대응해야 할 위협 국가로 제시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위 능력을 향상하려는 계획인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를 지지하고, 이 지역 동맹, 파트너와의 협력 의지도 밝혔다.
국방부는 해군의 군함 건조 최적화, 핵 억지력 현대화와 함께 극초음속·인공지능·사이버안보 투자 등을 위한 연구·개발 의지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해군 군사력과 관련해 "동맹을 안심시키고 잠재적 적국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데 있어 결정적"이라면서 전략탄도미사일잠수함과 원격조정 및 자율시스템, 차세대 공격잠수함 프로그램 투자를 부각했다.
또 핵 억지력 현대화와 관련해 핵 태세 검토와 함께 핵 현대화 프로그램의 지원을 언급했고, 장거리 능력에 대해선 미국이 역점적으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의 타격 능력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극초음속 무기 개선과 함께 탄도미사일잠수함, 무인 함정을 가진 미군의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국방 예산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서, 의회에서 여야 간 거친 힘겨루기를 예고했다는 일반적인 관측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에 연간 3~5%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했다.
이 인상률은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 러시아와 군사적 경쟁에 다시 초점을 맞추려는 전략을 수립하면서 적정하다고 인식된 수준이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턱없이 낮은 인상안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 민주당의 진보적 인사들은 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미국의 지출 우선순위가 잘못됐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국방예산의 최소 10% 삭감을 촉구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요구 역시 충족되지 못한 셈이 된다.
더힐은 "이번 국방 예산이 진보 진영과 국방 강경파 모두를 화나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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