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변이 등으로 상황 악화…"너무 이르게 승리 선언" 지적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선방하며 '남미의 오아시스'로 불렸던 우루과이가 혹독한 4월을 보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현재 인구 약 350만 명 우루과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만 명, 사망자는 1천275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우루과이의 인구 100만 명 대비 신규 확진자는 924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인구가 10만 명이 안 되는 유럽의 미니 국가 산마리노나 안도라보다도 인구 대비 감염자가 많다.
인구 대비 일일 사망자 수도 상위권이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우루과이는 중남미 전체에서 돋보이는 방역 모범국가였다.
지난해 3월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지난해 11월까지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지 않았다.
육로 국경을 맞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하루 만 명 단위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우루과이는 비교적 평화로웠다.
전 국민에 격리령을 내린 중남미 여러 나라들과 달리 고강도 봉쇄 없이도 이뤄낸 성과라 더 호평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이후 경제활동 재개 등과 맞물려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며 1월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섰다.
뒤늦게 찾아온 1차 유행이 다소 잦아드는가 싶더니 3월 이후 감염자 상승 곡선이 더 가팔라졌다.
이웃 브라질에서 넘어온 전염력이 더 강한 P.1 변이 바이러스가 특히 상황을 악화시켰다.
지난 7일 신규 확진자가 3천92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사망자도 이달 들어 처음 40명을 웃돌고 있다.
남미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 우루과이는 속도를 한껏 높여 이미 인구의 23%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쳤지만, 아직 바이러스 확산세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루과이 바이러스학자인 곤살로 모라토리오는 지나치게 현실에 안주했던 태도와 더불어 브라질과 국경을 맞댔다는 지리적 요인, 그리고 경제를 우선한 정부의 결정이 지금의 위기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일찍 승리를 선언해 우리 성공의 희생양이 됐다"고 표현했다.
최근의 급격한 확산세는 우루과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진앙' 브라질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등 우루과이의 인근 국가들이 모두 최근 일일 확진자나 사망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우루과이 사회학자 펠리페 아로세나는 블룸버그에 "현 상황은 글로벌한 이슈이며 우리 정부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후 코로나19 대응에서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아온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최근의 확산세에도 전 국민 의무 격리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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