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기도 사용 안해" 거듭 부인…현지 매체 "그날 중화기 총격에 수 십명 사망"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의 '막말'이 또다시 미얀마 국민들을 자극했다.
10일 민주진영 임시정부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의 SNS 등에 따르면 군사정권의 조 민 툰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 의혹을 부인했다.
툰 대변인은 "군부가 정말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한 시간 내에 500명도 죽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SNS에서 툰 대변인이 '수 시간 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툰 대변인은 이어 "군경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자동화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이 발언은 군부가 시위대에 대해 최소한의 무력만을 사용하는 등 자제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SNS에서는 비난이 쇄도했다.
CRPH는 트위터에서 "군부가 대량학살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그의 말은 군경이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한 것"이라고 공감했다.
다른 네티즌은 "군부가 미얀마 국민의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발언"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툰 대변인은 앞서 방영된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군부 행동은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는가 하면, 어린이들까지 군경 총격에 사망한데 대해서는 "시위대가 고의로 어린이들을 최전선에 세워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와 같이 억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툰 대변인의 주장과는 달리 기자회견 당일에도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수 십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군경은 이날 새벽 시위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중화기를 사용했으며, 현지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을 보면 폭발하는 탄환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목격자들은 군경이 시신을 어디론가 가져가면서 정확히 몇 명이 숨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서도 군경이 기관총은 물론, 로켓추진수류탄과 유탄발사기 등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중화기들을 사용하는 장면이 시민들의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총격 등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이 확인된 이는 618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신 유기 및 행방불명된 이후 생사가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실제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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