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안 논의 중"…향후 협상 참석 가능성은 열어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오는 16일 터키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프간 정부-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터키 평화협상 카드'를 제안한 상태다. 터키는 미국의 제안에 따라 16일부터 열흘간 평화협상을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13일 AP통신 등 외신과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모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16일 터키 콘퍼런스에는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임 대변인은 "아직 이 콘퍼런스에 참석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제시한 평화합의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탈레반 측은 향후 협상 참석 가능성은 열어뒀다.
나임 대변인은 "참석 여부, 참석 가능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최종 결론이 나오면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터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앞으로 90일간 물리적 충돌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토록 제안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여성과 소수 집단 인권 보호, 헌법 개혁, 과도 정부 수립 등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탈레반까지 포함한 조기 선거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가니 대통령은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자신이 과도 정부를 이끌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런 아프간 정부의 구상에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도하 평화협상은 탈레반 포로 석방, 아프간 내 외국군 계속 주둔 가능성, 새 정부 체제 관련 이슬람 율법 이슈 등이 걸림돌이 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탈레반은 미국에 작년 2월 체결한 양자 평화합의에 따라 5월 1일까지 모든 국제동맹군의 철군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프간 주둔 연장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채 철수 연기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후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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