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소송 기각 뒤 대법원 재편 움직임에 "역설적" 비아냥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또다시 공격했다.
13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활동위원회(PAC)인 '세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법원 개편 움직임을 언급, 매코널 원내대표가 "손을 놓고 있다(helpless)"고 비난했다.
그는 "매코널 같은 지도자는 싸움 앞에 무기력하다. 그는 대통령직을 위해서도 싸우지 않았고, 대법원을 위해서도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법관들은 실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미국을 위해 의무를 다할 용기가 없었던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현재 9명 중 6명이 공화당 성향으로 다수인 대법원이 경합주에 대한 선거 결과 불복 소송을 잇달아 기각한 뒤 민주당에 의해 재편되는 것은 '역설적'이라고도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지명했고,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들의 인준을 주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이 같은 대법원 구조 개혁을 위해 연방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대법원 개혁 방안 연구를 위한 초당적 위원회 설립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위원회는 연방 대법관 증원을 포함해 종신직인 대법관 임기 제한 등 개혁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위원회 설립은 독립적 사법 체계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극좌파에 영향받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코널 원내대표를 비난한 것은 비단 이번뿐 아니다.
당장 그는 10일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대상 연설에서 매코널을 향해 '멍청한 개XX'(dumb son of a bitch)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또 진정한 리더는 결코 지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매코널을 '얼음장처럼 차가운 패배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에 대한 상원 탄핵 표결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상원 부결 직후 실질적·윤리적 책임론을 들고나와 트럼프를 직격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지난 1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거론하며 "실망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