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반영한 회생계획안 마련, 산은 추가 대출 지원 놓고 기싸움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법원이 15일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함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추가 대출을 지원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쌍용차의 경우 기업계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 회생계획안을 만들 수 없는 형편이다. 결국 쌍용차가 파산을 면하려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인수·합병(M&A)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쌍용차 인수 의향이 있는 업체가 6∼7곳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협상 대상자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투입의 대가로 채권단의 채무조정, 기존 주주 감자,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회사의 자구 계획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가 추진했다 무산된 P플랜(사전 회생계획) 협상의 기싸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P플랜을 통해 쌍용차 대주주로 올라서려고 했던 HAAH오토모티브는 2천800억원을 투자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출 지원을 산은에 요청했다.
HAAH오토모티브가 투입한 자금은 신차 개발 등 쌍용차의 미래 전략을 위해 쓰고 운영자금 등은 산은이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HAAH오토모티브 측이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산은은 당시 회생계획안이 나오면 미래 사업성 등을 따져 지원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유지했다.
산은은 이번에 M&A를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만드는 과정도 P플랜 추진 때와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M&A를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만드는 단계에서 산은에 지원하라고 할 수 없다"며 "과거에 그렇게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쌍용차의 미래 사업성을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채무조정이 끝난 뒤 산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우선협상 대상자가 산은 지원이 전제되지 않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어 결국 산은의 대출 지원을 담보로 한 회생계획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쌍용차의 채무조정이 끝나면 새로운 인수자가 채무가 없는 담보로 산은 대출을 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자가 보통 유상증자 금액을 청산가치만큼 쓰는데 그 액수를 넘어서는 채무는 출자전환, 감자 등을 통해 없애달라고 요구한다"며 "채무 탕감이 끝나 깨끗한 자산만 남으면 공장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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