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대치 동부전선 방문해 CNN과 인터뷰…"나토 가입 지원 원해"
대통령실장 "서방위해서도 러시아에 맞서"…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요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분쟁과 관련 러시아와 심각하게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말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로부터 말이 아닌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대치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전선을 방문해 동행 취재한 CNN 방송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젤렌스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는가'라는 CNN 특파원의 질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좋은 친구지만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억제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쟁을 종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무기와 돈이 필요하고 특히 나토 가입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원하면 이에 대해 분명히 얘기하고 그것을 실행해야 한다.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반발로 인한 분쟁 확대 가능성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CNN 방송의 지적에 젤렌스키는 그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공격적 정책은 선택의 여지를 남겨 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실제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는 2014년부터 이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이날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군대 증강 배치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의 무력을 무서워하길 원한다. 그들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망설임을 보일 때까지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루슬란 홈착은 CNN 방송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로 약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반군 3만5천 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 안드레이 예르막은 이날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대공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만을 위해서뿐 아니라 서방을 위해서도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가장 가까운 폴란드에 미사일이 배치돼 있지만 이곳(우크라이나)에도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국경지대로 군대를 증강 배치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경고했으나, 러시아는 자국 내 군대 이동은 안보 확보를 위한 주권국가의 결정 사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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