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이 태어난 아이의 정동장애(affective disorder)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동장애란 일상생활에서 기분의 변화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우울한 감정이 일상화된 상태를 말한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정신의학 전문의 안나-소피 로멜 교수 연구팀이 1998~2011년 태어난 아이 4만2천여 명을 대상으로 최장 18년 동안 진행한 추적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3일 보도했다.
임신 전부터 먹던 항우울제를 임신 중에도 계속 복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을 끊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보다 정동장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항우울제는 태반과 함께 뇌로 들어가는 '검문소'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도 통과하기 때문에 임신 중 복용할 경우 태아 때 자궁에서 이에 노출된 영향이 오래 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여성은 약 50%가 이러한 위험 때문에 임신 전 또는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을 끊는다고 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항우울제와 함께 우울증 자체가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기 위해 남편의 항우울제 복용과의 연관성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내내 아빠가 항우울제를 복용한 아이도 정동장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이들의 정동장애 위험은 부모의 우울증 때문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정신약리학'(Neuropsychopharma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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