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보건장관, 제조업체들의 '불합리한' 계약 조건 토로하기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을 당분간 중단하되 화이자 백신 3천만 회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장관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소 혈전증 부작용 가능성을 이유로 얀센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하자 이같이 말했다.
음키제 장관은 "화이자 백신 1천만 회분을 추가로 확보해 이번 회계연도에 모두 3천만 회분을 확보하게 됐다"라면서 "200만 회분에 조금 못 미치는 분량이 5월에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국 과학자들이 얀센 백신에 대한 FDA의 사용 중단 권고가 예방적 수준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일로 존슨앤드존슨(얀센의 모회사) 백신이 접종 장비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남아공 보건규제 당국(SAHPRA)이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정보를 취합하고 FDA 등이 상황을 철저히 평가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숙의 과정이 단지 며칠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설령 얀센 백신 배포가 전면 중단되는 '극히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라 할지라도 계획대로 자국민 4천만 명 이상을 접종하기 위해 화이자 백신 등을 전개하는 데 어떤 장애도 없다고 말했다.
음키제 장관은 14일 오전 국회에 현재 얀센 백신 3천100만 회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보고했다.
그는 다만 존슨앤드존슨과 화이자 백신 공급에 대한 정부의 착수금이 어떤 조건에서도 환불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계약 조건이 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위원회와 화상 미팅에서 남아공이 백신 제조업체들과 협상 과정에서 "어렵고 때로는 비이성적인" 요구를 헤쳐나가야 했다면서 "정부로선 우리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과 국가 자산을 사기업 손에 맡기는 위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위태로운 위치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얀센과 화이자 백신은 회분 당 10 달러(1만1천140원)를 지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또 존슨앤드존슨이 남아공 내 자회사에 대한 정부의 투자 지지를 표시하는 서한을 받기 전까지는 2천만 회분의 공급계약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비이성적인 조건"을 내거는 등 제조업체들의 횡포에 따른 백신 전달 지연에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아공은 당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쓰려다가 자국발 코로나변이바이러스(501Y.V2)에 대해 효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2월 중순부터 얀센 백신으로 갈아타 보건 직원들 30만 명 가까이 최종연구 형태로 접종을 해왔다.
남아공에선 아직 얀센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음키제 장관은 밝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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