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격하는 T세포 생성은 AZ 31%·화이자 12%
80∼99세 고령층 대상…연구진 "두 번째 접종 늦춰도 안전 증명"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AZ)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생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만 맞아도 고령층에서 강력한 항체를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에서 두 가지 백신을 접종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화이자와 AZ 백신 접종자는 5∼6주 후에 각각 93%와 87%의 항체 형성률을 보였다고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통해 영국이 초기 접종 인구를 늘리기 위해 12주 간격으로 1회차와 2회차 백신을 접종하는 정책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취약 계층이 두 번째 백신을 맞기 전 이미 강력한 항체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번 분석은 영국 20개 연구 기관의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19 면역 컨소시엄'이 실시한 것으로, 국제의학 학술지 '랜싯'(Lancet)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동료 평가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세포반응을 측정한 결과는 AZ 백신이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Z와 화이자 백신 접종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T세포 생성률은 각각 31%와 12%였다.
다만 연구진은 세포반응의 차이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상 질병과 관련해 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만 T세포는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확인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면역에 기여한다.
연구진은 80∼99세 고령층 중 화이자와 AZ 백신을 각각 접종한 76명과 89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폴 모스 버밍엄대 교수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 차례 접종한 뒤 항체와 T세포 반응을 비교하는 최초의 연구였다"라며 "영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가 두 번째 백신 접종을 늦추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안심시키는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헬렌 패리 박사는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됐던 사람 중 백신을 접종한 8명은 항체가 700배, T세포가 4배 증가했다"라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항체가 백신의 면역 반응을 증가시켰지만, 여전히 두 번의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하되 한 번은 세포반응을 높이고, 나머지는 항체를 형성하도록 혼합해서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맨체스터대가 공동 연구한 결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노령층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병원 입원 확률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15∼20일 80∼83세 1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경우 병원 응급 입원 확률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76∼79세보다 75% 낮았다.
당시 영국이 접종을 실시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가 유일했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