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 고위관리로는 첫 방중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치열한 신냉전이 펼쳐지는 와중에도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섰다.
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중국에 도착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이날 상하이(上海)에서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만나 회담을 시작했다.
이들은 16일까지 이틀간 미중 기후변화 협력,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6차 총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주 개최하는 기후 정상회의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케리 특사는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을 찾은 미국의 첫 고위 당국자다.
특히 이번 회담은 지난달 양국 최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알래스카에서 거칠게 충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전략 경쟁자로 규정하고 트럼프 행정부처럼 인권·기술·안보 등 다방면에서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기후변화, 북핵 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한적 협력을 추구하는 화전 양면의 새 대중 접근법을 모색 중이다.
중국 역시 미국에 사사건건 맞서면서도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에둘러 피력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세계 패권을 다투는 미중 양국이 공히 최우선 순위로 올린 의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 복귀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미국을 다시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선도하는 나라로 되돌리려 한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 역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작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지나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선언을 한 뒤 기후변화 문제를 핵심 국가 의제로 격상했다.
과거 기후변화 문제에서 수세적이던 중국의 태세 전환을 두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공백을 파고 들어가려는 전략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케리 특사의 방중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화상 대화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주 기후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시 주석을 포함한 40개국 정상을 초청했지만 시 주석의 참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케리 특사의 방중의 주된 목적 중 하나가 이번 기회 정상회의 준비라는 점에서 그가 중국 측에 시 주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케리 특사 측이 회담이 끝날 때까지 별도의 언론 접촉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케리 특사는 중국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17일 서울로 이동해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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