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류 파도에 갇혀 빠져 나오지 못해
아내가 SNS에 남편 잃은 절절한 슬픔 표현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의 한 아버지가 해변에서 강한 파도에 휩쓸린 두 아들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텍사스주에 사는 조시 그레이엄은 지난 10일 아내 안젤라와 3명의 아들을 데리고 서프사이드 해변을 찾아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13살, 10살 두 아들이 갑자기 거센 파도에 휩쓸리면서 해변으로부터 약 15m 떨어진 지점까지 떠내려갔다.
당시 해변에선 이안류(역파도)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닷물이 바다를 향해 빠르게 빠져나가는 이안류 때문에 전 세계 곳곳에선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본 그레이엄은 즉시 바다로 뛰어들어 두 아들을 파도에서 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파도에서 바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시 인근에 있었던 남성 로드니 샌더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레이엄이 물속에서 버둥거리는 것을 봤다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안경을 내던지고 바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샌더스가 파도를 힘겹게 뚫고 15∼20분 동안 헤엄쳐 그레이엄이 있는 곳까지 겨우 접근해 구조했으나 그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샌더스와 함께 그레이엄의 구조에 나섰던 마이크 램슨은 "누군가 서프보드를 가져왔기에 거기에 그레이엄을 태웠다"면서 "신속하게 옮기려 했지만, 파도가 너무 강해서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팔을 부축해 모래사장까지 데려왔다"고 말했다.
샌더스와 램슨은 군에서 생존 수영법을 훈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뒤이어 구급차가 도착해 의료진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그레이엄은 끝내 숨을 거뒀다.
샌더스는 "그의 아들들이 이안류에 휩쓸리고 있었다. 거친 파도를 가르고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쳤다"면서 "조시는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의 아내 안젤라는 페이스북에 남편을 잃은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안젤라는 "인생의 사랑이자 소울 메이트(soul mate)가 거친 파도를 벗어나 숨을 거둔 모습을 보며 나의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 "앞으로 나의 삶이 그레이엄과 함께 할 때만큼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편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선 수상 안전 장비와 전문 요원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것들이 있었다면 내 남편의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남편의 죽음과 영웅적인 행동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숨진 그레이엄의 페이스북을 보면 이들 부부는 최근 결혼 1주년을 기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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