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피운 대마초가 UAE 오줌에서 나와
췌장염 치료 중 경찰에 붙잡혀 구금돼
"UAE 법 집행 제멋대로여서 결과 예측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인이 자국에서 대마초를 피운 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여행을 가서 소변을 보았는데, 소변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돼 불법 마약 소지 혐의로 옥살이를 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두바이에선 혈중 마약 성분도 마약 소지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16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주민 피터 클라크(51)는 지난 2월 24일 업무차 두바이로 갔다.
도착 직후 췌장염이 도진 그는 병원 응급실로 직행해 기본적인 치료를 받고 소변검사도 했는데, 대마초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그는 대마초 사용이 합법인 미국에서 며칠 전 흡입했던 게 검출됐으며 두바이에는 대마를 가져오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두바이에선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발견될 경우에도 마약을 소지한 것으로 간주한다.
병원은 절차에 따라 즉시 경찰에 클라크를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 3월 3일 병원을 찾아 치료가 다 끝나지도 않은 그를 체포해 구치소에 넣었다.
감옥은 벌레들이 돌아다닐 만큼 비위생적이었고, 경찰은 아직 췌장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던 클라크가 도움을 요청해도 무시했다. 결국 그는 병원에서 주사를 맞았던 왼쪽 팔꿈치 부근이 세균에 감염됐다.
체포된 지 사흘 후인 6일에서야 풀려난 그는 호텔 방으로 돌아가 추가 연락을 기다리라는 지시만 받았다.
석방 직후 그는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통해 "두바이에 온 이후 몸무게가 엄청나게 줄었고, 먹지도 마시지도 잠을 자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까지 약 한 달째 두바이에서 대기 중이다. 클라크의 변호인인 라다 셜리는 그가 최대 징역 3년 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셜리는 "UAE는 법을 제멋대로 집행해서 사법 절차의 결과를 예측하기 무척 어렵다"면서 "클라크가 무죄로 밝혀지더라도 느리고 돈이 많이 드는 이곳 법절차 때문에 고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사관에 도움을 달라고 촉구했다.
두바이에서 이런 일을 경험한 외국인은 클라크가 처음은 아니다. 2019년엔 영국인 앤디 닐이 같은 사유로 1년간 옥살이를 하고 나왔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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