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IAEA에 전문가 파견 요청…한국, IAEA에 참여 요청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출에 관한 논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에 일단 맡겨지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잠정 조치 및 제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법적인 해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현 단계에서 가장 가시적인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IAEA의 조사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5일 보도된 교도통신이나 NHK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일본에 조사단을 파견할 의향을 표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도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이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이르면 올해 여름 전문가를 파견해 달라고 전날 요청했고 그로시 사무총장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IAEA의 조사단 파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국 정부는 IAEA 차원의 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IAEA에 한국 측 전문가의 검증단 참여를 요청했다면서 "IAEA 차원에서는 우리의 합당한 요구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AEA도 분명히 공감하고 있다"고 이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이 IAEA 조사단에 참가하는 것을 수용할 가능성을 일단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가토 관방장관은 IAEA 조사단에 한국 등 인접 국가 전문가를 참가시키는 구상에 관해 "IAEA가 국적을 따지지 않고 원자력 안전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문가에 의한 IAEA의 과학적 조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IAEA가 제3자의 입장에서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로 거른 오염수의 취급 방식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이 사안에 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돕고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를 없애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AEA의 조사와 관련한 한국과 일본의 주안점은 상당히 달라 보인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IAEA의 조사를 활용해 이를 제지하겠다는 계획인 반면, 일본은 IAEA 조사를 통해 해양 방류 계획을 공인받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보면 일본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로 방류 계획을 추진할 경우 IAEA가 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발표한 후 현지시간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돼 있던 처리수의 처리 방안을 결정했다는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IAEA는 이 계획의 안전하고 투명한 이행을 추적 관찰하고 확인할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IAEA의 점검 과정에서 일본이 추진하는 계획이나 도쿄전력의 대응이 지닌 미비점이나 문제점이 확인될 경우 2년 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구상이 일본 정부의 뜻대로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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