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등 글로벌 PHEV 시장 규모 확대…PHEV 수출도 35% 증가
내수 시장 수입 PHEV도 판매↑…충전 인프라 고려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정부의 보조금 폐지에 올해 내수 시장에서 국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가 '판매 절벽'에 직면했다.
글로벌 PHEV 시장이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18일 정부와 각 사 판매 실적에 따르면 국산 PHEV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아직 1대도 팔리지 않았다. 국산 PHEV 판매는 2019년 376대, 작년 235대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올해부터 PHEV에 대한 저공해차 구매보조금이 폐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작년까지 지급하던 PHEV의 보조금을 폐지했다. 작년 PHEV 보조금 규모는 대당 500만원(총 300대)이었다.
반면 글로벌 PHEV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PHEV 판매는 2019년 52만3천844대에서 작년 90만9천519대로 73.6% 증가했다.
특히 작년에 독일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유럽에서는 2019년(19만4천924대)의 3배에 달하는 57만8천477대가 팔리며 PHEV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내수 판매와 대조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1분기 PHEV 수출은 9천834대를 기록해 작년 1분기(7천274대) 대비 35.2% 증가했다.
자동차 주요 시장인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는 경기 회복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PHEV를 포함한 전동차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은 경기 회복을 위해 순수전기차(BEV)와 함께 PHEV의 정부지원금을 올해까지에 한해 2배로 올리고, 2025년까지 보조금을 유지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2019년 폐지했던 PHEV 보조금을 재개했다.
중국 역시 작년 말 일몰 예정이던 신에너지차(NEV)에 대한 보조금 지급,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적용을 내년 말로 연장했고, 미국은 PHEV를 포함한 무공해차(ZEV)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 PHEV의 경우 올해 1분기 5천287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424.5% 증가했다. 작년에는 1만467대가 판매되며 2019년(4천879대) 대비 114.5% 늘었다.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 다양한 차종에 PHEV를 적용하고 수입차 브랜드가 이를 국내로 들여와 판매 차종이 늘면서 PHEV 판매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모델 대부분은 2020년 이전에도 보조금 대상이 아니었고, 고가의 모델이 많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에 덜 민감하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2종 저공해차로 분류되는 PHEV와 하이브리드차(HEV)는 높은 연비를 위해 내연기관 엔진을 전기모터가 보조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PHEV가 상대적으로 더 큰 용량의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되기 때문에 연비가 더 높은 반면 차량 가격 역시 더 비싸다.
기아[000270] 니로 PHEV의 경우 종전에 500만원의 보조금을 받으면 HEV 모델 가격에 약 200만원만 더 주면 구입할 수 있었지만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실제 구매가격에서 HEV 모델과 700만원 가량 차이가 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로 인한 가격 부담과 충전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경제적인 차량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의 PHEV 구매 의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PHEV가 HEV와 차별화된 연비와 주행 성능을 발휘하려면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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