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시위 지도자 엄마 "처벌 두렵지 않아…적정 치료 제공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리틀 판다'로 불리는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 지도자의 멍든 얼굴이 공개된 뒤 시민들은 SNS에 "그뿐만 아니다"라며 군경에 구타·고문당한 사진을 속속 올렸다.
19일 트위터에서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고문'으로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시민들은 "군부독재 타도", "민주주의"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 군경은 최루탄, 고무탄은 물론 실탄을 마구 발포하고 체포 시 곤봉 세례, 발길질과 함께 총 개머리판으로 때렸다.
시위 현장 등에서 잡아간 시민들을 쇠사슬로 때리고, 고문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군경에 붙잡혀 갔다가 시신으로 돌아온 시민의 수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주검에서는 두개골과 갈비뼈 골절, 멍 자국 등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미얀마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반군부 시위를 이끌던 웨이 모 나잉(26)이 15일 오후 경찰에 체포된 뒤 멍들고 퉁퉁 부은 얼굴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웨이 모 나잉은 오토바이를 타고 반군부 시위를 이끌어 인도 신화 속 전설적인 전사인 '바후발리' 또는 애칭으로 '리틀 판다'라 불렸다.
동료들은 "민간인 차량에 탄 무장한 이들이 웨이 모 나잉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와 고의로 부딪친 뒤 그와 여성 한 명을 끌고 갔다"고 밝혔다.
웨이 모 나잉의 어머니는 "정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해야 할 일이기에 아들이 싸움에 참여하는 것을 허락했다. 독재정권에 대한 혁명이기에 처벌받는 것은 두렵지 않다"며 "하지만, 사건을 조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명을 냈다.
이어 "내 아들은 차 사고와 구타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기에 그에 관한 적정한 치료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엄마로서 면회의 기회도 제공해 달라"고 군부에 촉구했다.
'리틀 판다'의 사진이 공개된 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폭력에 분노하며 체포된 다른 시민들의 멍들고, 부은 얼굴 사진을 공유했다.
여성 시위 참가자들도 예외 없이 군경에 맞아 얼굴이 퉁퉁 붓고, 멍들고, 입술이 터졌다.
폭행당하기 이전 사진과 비교하면 '같은 사람이 맞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했다.
남성 시위 참가자들은 군경에 체포된 경우 얼굴은 물론 몸통을 쇠사슬 등으로 맞아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군경은 미성년자도 나이에 상관없이 때리고, 고문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우리의 아들, 딸이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언제까지 더 버텨야 하느냐"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noanoa@yna.co.kr
"전쟁터 같다"…미얀마 최대 축제, 군경 총격에 시민 26명 희생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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