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뿌리며 축제 즐기는 대신 곳곳서 시위…누적 사망자 738명
언론인·영화배우·시위지도자 등 대거 체포…3천152명 구금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전통 설 연휴가 군경의 반 쿠데타 시위 유혈진압으로 인해 피로 얼룩졌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는 18일(현지시간) 연휴 기간에 군경의 총격으로 최소 26명의 시민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인해 시위 참가자를 포함해 총 738명이 사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연휴 기간에 실종되거나 총에 맞아 생명이 위독한 시민들도 다수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예년의 경우 미얀마 시민들은 전통 설 연휴이자 최대 축제인 '띤잔' 기간에 거리에 나와 물을 뿌리면서 행운을 빌거나 기도를 하면서 자축했다.
그러나 올해는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거리 축제 일정을 취소하는 한편 곳곳에서 반군부 시위를 벌였다.
이에 군경은 전통 명절 연휴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용인하지 않고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축제는 유혈사태로 얼룩졌다.
군경의 유혈진압은 축제 전날인 13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만달레이 지역의 밍에 마을에서 5명이 숨졌다.
"전쟁터 같다"…미얀마 최대 축제, 군경 총격에 시민 26명 희생 / 연합뉴스 (Yonhapnews)
띤잔이 시작된 14일 같은 지역에서 시민 1명이, 밍잔에서 25살의 청년이 실탄을 맞고 각각 사망했다.
이어 15일에도 사가잉 지역의 까니 마을과 밍잔 등에서 모두 9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전통 설 당일인 17일에는 만달레이 모고케에서 군경이 반군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가해 적어도 시민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북부 샨주의 캬욱메에서는 아웅 꼬 꼬 표(25)가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연휴 마지막날인 18일에는 중부 밍잔에서 뚠 우(20)를 비롯한 청년 2명이 실탄에 맞아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또 이날 밤 200여명에 달하는 군경이 시위 현장에 파견돼 희생자가 대거 늘어날 전망이다.
미얀마 나우는 트위터에서 "전쟁터와 같다"는 한 주민의 발언을 인용해 현지 상황을 전했다.
군부는 이와 함께 연휴 기간에 시위 지도자와 인권 활동가, 군부에 저항하는 영화배우 및 언론인들을 대거 체포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지난 17일까지 군부에 의해 모두 3천152명이 구금됐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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