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이 자위대의 인명구조 시스템을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필리핀군에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자위대 운용 장비가 ODA 방식으로 다른 나라에 제공되는 것은 처음이다.
자위대 인명구조 시스템은 재해 발생 후 72시간 이내의 인명구조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묶은 패키지다.
수색, 구조에서 부상자 이송에까지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장비를 컨테이너에 담아 헬기나 차량 편으로 필요한 곳에 보낸다.
일본은 1995년 한신(阪神) 대지진을 계기로 도입한 이 시스템을 육상자위대 주둔지 등에 배치해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비롯한 재해 발생 지역에서 활용해 왔다.
일본 정부는 필리핀에 자위대의 인명구조 시스템 장비 중 음향ㆍ파괴구조물 내 탐사기와 착암기, 구명보트 등으로 구성된 4세트(약 1억2천만엔 상당)를 공여한다.
올 2월부터 선편으로 운송돼 3월에 필리핀군 기지 반입이 시작됐다.
일본은 필리핀군이 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육상자위대 주축으로 운용기술을 가르치는 '능력구축지원'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해 8월 필리핀군에 방공 레이더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는 등 필리핀과의 군사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4월 무기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던 '무기 수출 3원칙'을 완화해 자국 안보에 도움이 되고 상대국이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경우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국가안보회의(NSC) 심의를 거쳐 수출이 가능토록 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채택했다.
필리핀으로의 방공 레이더 수출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에 따른 일본의 첫 방위장비 완성품 수출이다.
산케이는 필리핀에 방위장비 수출에 이어 자위대 장비를 공여하고 운용 능력 구축까지 지원함으로써 중국 포위망 구축에 꼭 필요한 필리핀과의 안보 협력 체제를 정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분석했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중국 견제 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달 하순 시작되는 '골든 위크' 연휴 기간에 필리핀을 방문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양국 간 안보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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