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18주·하남 10주째 떨어져, 하향 안정세 당분간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과천시와 하남시의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들어 청약 이주 수요가 사라진 데다 신규 입주물량은 증가한 영향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이하 조사 시점 기준)부터 18주 연속, 하남은 지난 2월 둘째 주부터 10주째 전셋값이 떨어졌다.
올해 들어 전셋값 누적 하락률은 과천이 -1.60%, 하남이 -0.83%에 이르렀다. 올해 규제지역에서 전셋값이 떨어진 곳은 두 지역뿐이다.
준강남권으로 꼽히는 과천은 2019년부터 아파트 청약을 위한 이주 수요가 몰리며 전셋값이 급등한 지역이다. 같은 해 10월 첫째 주엔 주간 전셋값 상승률이 1.33%에 달하기도 했다.
3기 신도시로 올해 연말부터 사전청약이 예정된 하남시(교산지구) 또한 이주 수요 증가와 교통 호재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남시는 KB국민은행 통계로 지난해 전셋값 상승률(50.2%)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과 수도권의 전셋값은 고공 행진한 뒤 지난해 연말부터 상승 폭을 줄이고 있지만, 이런 추세 속에서도 두 지역의 전셋값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946㎡ 전세는 지난해 12월 24일 9억원(17층)까지 올라 계약이 체결됐으나 올해 들어 7억∼8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대표는 "전세를 찾는 손님이 많지 않고 조용하다"며 "8억원 아래의 물건도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 주공아파트 4단지 전용 59.84㎡는 전셋값이 지난해 초 최고 4억8천만원에서 올해 2억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인근 중개업소는 "주공4단지는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관리처분 인가를 받으면 이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전셋값이 하향 조정된 것"이라면서도 "과천 새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된 것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루나리움 전용면적 84.99㎡는 전셋값이 지난해 11월 30일 7억원(17층)까지 올라 전세 계약이 체결됐지만, 지난달부터는 5억5천만∼5억8천만원 선에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이 단지 근처에 있는 한 중개업소 사장은 "전세는 예전처럼 물건이 없어 대기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올해 하남에 입주 물량도 많아 추가로 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과천과 하남에 올해 대규모 입주가 시작된 점은 전셋값 하방 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과 하남의 입주 물량은 지난해 각각 2천988가구, 5천107가구에서 올해 5천553가구, 1만36가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천과 하남은 청약 이주 수요가 작년에 대부분 끝난 데다, 최근 전세 시장 비수기를 맞아 전셋값이 하락했다"며 "두 지역에서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전셋값 안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