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주노동자 또 대규모 귀향…코로나19 확산 가속화 우려

입력 2021-04-21 12:10  

인도 이주노동자 또 대규모 귀향…코로나19 확산 가속화 우려
뉴델리·뭄바이 등서 봉쇄 피해 탈출 러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인도에서 도시 이주노동자의 대규모 귀향이 작년에 이어 다시 '방역 난제'로 떠올랐다.
대도시 방역 봉쇄를 피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시골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일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을 종합하면 19일 뉴델리 당국이 6일간의 봉쇄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곧바로 수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등으로 몰렸다.
이들은 버스 안은 물론 천장 위에도 빼곡히 앉아 고향으로 향했다.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버스에 매달려 이동하기도 했다.
이들 이주노동자들은 26일 오전까지 이어질 이번 봉쇄의 연장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 서비스업 등에 비정규직으로 종사하기 때문에 봉쇄가 길어지면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의 평균 수입은 하루 2달러(약 2천200원)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이번 봉쇄는 소규모이고 정부가 보살펴줄 테니 도시를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은 고향행을 강행하는 분위기다.
고향인 우타르프라데시주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에 온 산디프 라이는 블룸버그통신에 "나에게는 이제 100루피(약 1천490원)밖에 남지 않았다"며 "집주인은 월세를 달라고 하고 전기요금도 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말했다.

'인도 경제수도' 뭄바이와 서부 라자스탄주 등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지역 정부가 봉쇄 조치를 발동하자 많은 이주노동자가 우타르프라데시주, 비하르주 등 수백㎞ 떨어진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뉴델리, 뭄바이, 첸나이 등 인도의 여러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수백만 명은 지난해 3월에도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자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5월 중순부터 봉쇄령이 차례로 풀리자 도시로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전국 곳곳으로 퍼졌고 인도는 작년 9월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는 '1차 유행'을 겪기도 했다.
최근 인도 상황은 작년보다 더 나쁘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25만 명을 넘기는 등 확산세가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인도에서는 최근 '색의 축제' 홀리,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등 대형 축제와 지방 선거 유세 등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는데 이주노동자 이동이 이런 분위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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