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그동안 중복 과다계상…1일부터 기준 바꿔"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기관투자가가 예탁결제원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대차거래 잔고가 통계 수치상 하루 사이 2억주 이상 감소했다.
대개 하루에 수천만주를 빌려주고 또 상환이 이뤄지는 대차거래 특성상 억 단위로 잔고가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2억8천878만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14억9천564만주에서 하루 사이 2억686만주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 1일 대차계약이 체결된 주식은 3천494만주, 상환된 주식은 1천706만주였다. 잔량은 1억5천135만주가 돼야 하지만 통계는 이보다 2억2천만주가 낮은 것이다.
이에 3월까지 15억주 안팎이었던 잔고는 이달 들어 13억주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가 주식이 필요한 다른 기관에게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거래다. 중개 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주로 빌려준다.
공매도 역시 대차거래 중 하나여서 잔고에 포함된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식 하락을 부추긴다며 내달 재개에도 반대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는 "1일자 대차거래 잔량에 대형 집계 오류가 발생했다"며 "과거 수치를 봐도 지속해서 합산(체결 및 상환)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첨단을 달리는 IT 강국에서 이런 오류가 거의 매일같이 발생하는 것은 부끄러운 자본시장의 민낯"이라며 "불법 공매도가 얼마나 많기에 그런 것이냐"고 캐물었다.
금투협은 지난 1일 2억주가 줄어든 데 대해 이달부터 증권사와 예탁원 등으로부터 집계하는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기관들이 직접 대차거래를 입력해 집계를 하다 보니 중복 과다계상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작년에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있어 이달부터 기준을 바꿨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이 예탁원에서 주식을 빌린 내역을 합산할 때 증권사와 예탁원이 각각 협회에 보고하기 때문에 하나의 대차거래에 대해 중복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탁원도 협회에 거래내역을 알려오는 만큼 각 증권사로 하여금 예탁원과의 거래 내역은 제외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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