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은 경미한 수준…백신이 중증 이행 막는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인구가 늘면서 백신을 맞았는데도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 사례도 늘고 있다고 NBC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끝낸 7천700만명 가운데 약 5천800건의 돌파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도 21일 펴낸 보고서에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400여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2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백신을 맞았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이유는 애초 백신의 예방률이 100%가 안되기 때문이다. 백신별 예방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62∼70%, 화이자 95%, 모더나 94% 정도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돌파 감염이 된 경우 증상은 경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NEJM에 실린 두 건의 돌파 감염 중 하나는 51세 여성의 사례로, 이 여성은 모더나 백신 2회차 접종을 마치고 나서 19일 후인 지난달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접종 후에도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따랐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한다. 목 따가움, 두통 등의 증상이 있었고 후각도 없어졌지만 일주일 뒤 증상이 모두 사라졌다.
다른 하나는 65세 여성이었는데 이 여성은 화이자 백신 2회차 접종 36일만인 지난달 17일에 확진됐다. 피로와 코막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지만 역시 며칠 뒤 없어졌다.
이러한 사례들은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해도 중증 이행을 막는 보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NBC방송은 전했다.
NEJM 보고서 공동저자인 뉴욕 록펠러대학의 로버트 다넬 박사는 두 건의 돌파 감염 사례 모두 우려할만한 것이 아니라면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돌파 감염 환자에게 나타나는 특정한 유형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자료를 수집 중이다. 연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변이 바이러스와 돌파 감염과의 연관성이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LSU)의 바이러스학자 제러미 카밀은 실험실 자료를 토대로 봤을 때 변이가 돌파 감염에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돌파 감염 사례에 어떤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는다면 첫번째 대답은 E484K(남아공·브라질발 변이)"라고 말했다.
다넬 박사는 만약 백신을 맞고 나서도 유사 증상이 나타난다면 코로나19에 걸린 것일 수 있는 만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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