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정상회의 개막 연설…"기후변화는 실존적 위기, 반드시 대응해야 할 일"
트럼프 방기한 미국 주도적 역할 재개…공격적 감축목표 제시하며 국제협력 독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세하며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화상으로 개최한 기후 정상회의 첫날 개막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기후변화 대처를 그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번 10년이 끝날 때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별도 자료를 내고 미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 대비 50~52%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2035년까지 탄소 무공해 전력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순탄소배출이 '제로'인 탄소중립 도달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후변화를 "우리 시대의 실존적 위기"라면서 "훨씬 더 큰 국제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징후는 오해의 여지가 없다. 과학은 부인할 수 없다"며 기후변화에 대항해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의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는 더 큰 경제대국 사이에 단합된 노력을 향한 첫 발걸음이라면서 세계의 최대 경제 대국들이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세계 탄소 배출 1~2위 국가는 중국과 미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최대치를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로 유지할 필요성을 호소했다.
또 기후 대책에서 비상한 경제적 기회를 본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도덕적이고 경제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이번 정상회의가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미국이 국제 협력을 주도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첫날 파리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정도로 이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 절반 감축은 국제적 노력을 배가하기 위해 미국이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 당시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는 2025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26~28%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목표를 1.5도로 제시한 것도 눈에 띈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는 2도를 목표로 제시하고 가능하다면 1.5도 상승을 달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AP통신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형성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오는 11월 영국에서 예정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향후 10년간 새로운 목표를 채택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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