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국 전역 통계 조사…"저소득·저학력층 백신 거부감 높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3천 개에 달하는 미국 전역의 카운티 통계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지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카운티는 미국 각 주(州)의 하위 행정단위다.
NYT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주민 비율이 25%를 넘는 500여 개 카운티 중 다수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인구가 1만7천여 명인 아이오와주의 타마 카운티의 경우 모든 성인에게 접종 자격이 주어졌지만 최근 하루 접종 건수는 120~150건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타마 카운티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8%의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된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카운티에선 보건 당국이 하루에 1천 명 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준비했지만, 실제 접종소에 나타나는 주민들은 평균 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와이오밍주의 한 카운티는 주 당국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접종을 받으려는 주민의 수가 적어 백신이 남아돌기 때문에 백신을 보관할 냉장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패배한 뉴저지주의 허드슨 카운티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25%에 달했다. 허드슨 카운티는 주 당국에 백신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NYT는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는 계층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겹쳐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교외 지역에 사는 저소득·저학력층일수록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인구학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특히 백신에 대한 인식은 지지 정당별로도 극명하게 나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몬머스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절반이 백신 접종을 서두를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은 민주당원 중에선 5%에 불과했다.
NYT는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미국인 중 일부는 아직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음모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보건 담당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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