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서 결의안 통과…영 정부는 "법원이 결정할 일" 신중론 고수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영국 의회는 22일(현지시간)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집단 학살'(genocide)로 규정하고 영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신장 위구르족이 '인류에 대한 범죄'와 집단 학살로 고통받는다고 적시하고, 영국 정부에 국제법 동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보수당 이안 던컨 스미스 의원은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고, 같은당 누스 가니 의원도 "신장에서 나온 증거는 집단 학살의 5개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면서 "전기 충격, 채찍질 등 잔인한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장 자치구에서는 위구르족을 포함해 이슬람 소수민족 100만여명이 중국 정부에 의해 수용소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의회가 위구르족 탄압을 집단 학살로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의회 결의가 영국 정부에 강제성을 주지는 않는다.
앞서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집단 학살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의회의 결의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집단 학살 규정을 미룬 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나이절 애덤스 외무부 아시아 담당 부장관은 신장 자치구의 인권 탄압을 집단 학살로 규정할지는 법원이 결정할 일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의회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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