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 코로나19 비말, 공기와 잘섞여…시간당 9번 환기시 전파 확률 10% 미만"
실외 마스크 쓰기 비판…"야외 공기전파 확률 낮고 1m 거리두기 합리적"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실내 거리두기와 수용인원 제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공기 중 침방울이 골고루 퍼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내에서 사람 간 거리를 좀 뒀다고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실내에서 적절한 환기 시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 매사추세츠공대(MIT) 교내언론 'MIT 뉴스'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공학과 마틴 Z. 바잔트 교수와 수학과 존 W. M. 부시 교수는 실내 공기전파 위험도를 산출하는 모델과 이를 토대로 한 방역지침을 만들어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이들의 연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실은 작은 침방울은 밀폐된 곳에서 공기에 오래 머물며 기류를 타고 공기에 잘 섞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 근거했다.
바잔트 교수는 "실내 거리두기는 그다지 도움 되지 않으며 안전하다는 착각만 준다"라면서 "같은 실내의 모든 사람이 사실상 똑같이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실내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때 6피트(약 1.8m) 거리두기는 특별히 별 이득이 없으며 사실 물리적 근거도 전혀 없다"면서 실내에서 60피트(18m) 거리를 두더라도 같은 위험에 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호흡한 공기는 실내 곳곳에 내려앉는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숨을 더욱 많이 들이마시는 경향이 있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실린 침방울이 퍼져있는 '배경공기'에 더 노출된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CDC 등 보건당국들은 대체로 1.8m 거리두기를 권고한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실내에서 거리를 둬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제시한 적이 없다"라면서 "내가 알기론 (실내 거리두기는) 오직 재채기와 기침에 관한 연구에 기반했는데 (기침과 재채기로 나오는) 큰 침방울은 바닥에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내 수용인원 제한에도 흠이 많다고 바잔트 교수는 지적했다.
실내에 있는 시간을 고려 않고 인원만 제한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바잔트 교수는 "실내에 20명이 1분간 모이면 괜찮겠지만 수 시간 모여있다면 괜찮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교수들은 공기 교환율이 높은 넓은 실내공간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다면 코로나19 전파율이 떨어지고 격렬한 호흡기 활동이 이뤄진다면 전파율이 높아지는 점에 착안해 전파위험도를 정량화하기도 했다.
특히 '누적 노출 시간'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감염자 1명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 공기전파가 이뤄질 확률이 10% 미만인 시간을 의미하며 환기·공기정화 빈도와 공간의 크기, 공간 내 사람의 호흡률과 마스크 착용 여부, 사람들이 실내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을 토대로 산출된다.
교수들은 누적 노출 시간을 계산하는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계산에 따르면 바닥면적이 92.9㎡이고 평균 층높이가 3.66m인 식당으로 시간당 9번 환기되고 환기시스템 필터는 '머브(MERV) 6등급'이라면 성인 25명이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며 57시간 생활해도 감염자 1명이 들어왔을 때 공기전파가 발생할 확률이 10% 미만을 유지한다.
비잔트 교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두기를 하는 하는 데 대해 "미친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기흐름을 보면 감염된 공기는 스치고 지나가 전파를 일으킬 확률이 매우 낮다"라면서 "야외에서 사람들이 밀집했을 때가 문제 될 수 있는데 3피트(약 91㎝)정도만 떨어져도 합리적 거리두기"라고 설명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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