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 석유서 콩고 코발트로 투자 변화"
미 CSIS "서방, 희토류·희귀 금속의 높은 중국 의존도에 우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가 석유에서 광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그간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데 집중해왔으나 수입선 다변화로 이제는 코발트, 구리, 다른 희귀 광물을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변화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1월 초 콩고민주공화국(DRC)을 방문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왕 부장은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해 2천800만 달러에 달하는 채무 면제와 1천700만 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왕 부장은 또한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45번째 서명국인 콩고민주공화국에 인프라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여년 중국이 아프리카에 제공한 차관의 상당 부분은 석유를 수입해오는 앙골라로 향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중국 아프리카 리서치 이니셔티브'(CARI)에 따르면 2000~2019년 중국은 아프리카에 제공한 차관의 약 30%인 426억 달러를 콩고민주공화국에 빌려줬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제재로 발이 묶인 중동지역 석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되면서 앙골라의 중요성은 뒤로 밀려났다.
REDD 인텔리전스의 분석가 마크 보런드는 "중국은 여전히 아프리카 광물을 필요로하며,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 중심이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옮겨간 이유 중 하나도 그것"이라며 "콩고민주공화국에 투자하는 것은 구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특히 전기차·스마트폰·노트북 등의 배터리 소재인 코발트의 세계 최대 생산지다.
중국은 매년 코발트 9만5천t을 수입하는 세계 최대 코발트 수입국이다.
REDD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동부와 남동부에 위치한 광산의 상당 부분은 이제 중국의 손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서방 국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위성, 무기, 태양광 패널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희귀 금속·광물의 높은 중국 의존도에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의 85%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희귀 금속과 광물의 3분의 2가 중국에 매장돼 있다.
SCMP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핵심 산업을 해칠, 중국에 경도된 공급망 붕괴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SIS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부 필수 광물의 공급망에도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희귀 금속과 광물 공급망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알아채고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더뉴센터의 제인 헤플린 분석가는 "아프리카와 교역 관계를 맺으려는 경쟁은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의 다음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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