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동시장 경제장관 회의서 논란…브라질측, 개별 무역협상 인정도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 충돌했다. 블록의 개방적 운영을 밀어붙이려는 브라질에 아르헨티나가 반대하는 양상이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부 장관은 전날 메르코수르 경제장관 화상회의에서 마르틴 구스만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과 메르코수르의 대외공동관세(TEC) 인하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TEC는 메르코수르 회원국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실제로는 대표적인 보호주의 장치로 꼽힌다.
게지스 장관은 그동안 브라질이 주장해온 것처럼 TEC를 점진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 최소한 20%를 낮춰야 한다고 제의했다.
브라질 정부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다른 회원국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구스만 장관은 완제품 수입에 대해서는 현재의 관세를 유지하고 중간재에 대해서만 10.5% 인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브라질 정부는 구스만 장관의 의견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게지스 장관의 제의를 따르면 자국 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게지스 장관은 지난 23일 브라질 상원에 출석해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개별 무역협상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지스 장관은 개별 협상을 허용하지 않는 메르코수르의 규정 때문에 브라질이 세계 무역에서 갈수록 고립되고 있다면서 "회원국의 공조가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시장 개방 속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무역 협상의 시차를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2019년 6월 유럽연합(EU), 8월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각각 합의했으며, 우리나라와 무역협정(TA) 협상도 벌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으나 대외 무역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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