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인력 늘리고 시스템 개선, 권한도 강화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세청(IRS)에 향후 10년간 800억 달러(약 89조원)를 지원하는 한편, 권한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세청이 기업과 고소득자의 조세 회피 등을 막아 세입이 늘어나면 이를 정부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우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국세청 지원 계획을 28일 예정된 의회 연설에서 공개할 '미국 가족 계획'에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세청 지원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800억 달러를 인력 확충, 시스템 개선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으로 국세청은 매년 인력을 약 15%씩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300억 달러(약 33조원)는 기술 향상, 은행 정보 획득·분석 시스템 등의 변화에 사용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세청은 지난 10년간 예산 삭감으로 인력이 줄어들면서 탈세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세청의 최근 예산은 120억 달러(약 13조3천억 원)로 201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세청 인력은 2010년 대비 오히려 15% 줄었다.
이에 따라 2010년보다 30% 적은 인력과 예산을 할당하면서 개인 세무조사 비율은 4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납세자가 모든 세금을 제대로 낼 경우와 실제로 낸 세금과의 차이인 '택스 갭'(tax gap) 확대로 이어졌다.
국세청은 2011∼2013 과세 연도 기준 '택스 갭'이 3천810억 달러(약 42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찰스 레티그 국세청장은 최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택스 갭' 규모가 연간 1조달러(약 1천112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며 징수 인력 강화 등을 위한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세청에 대한 지원 강화로 향후 10년간 순세입이 7천억 달러(약 778조원)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기업과 개인의 소득 신고 방법 변경을 통해서 세입 증대의 절반가량이 충당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은행과 지급결제 업체는 개인과 기업 계좌에서 매년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빠져나가는지를 IRS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통해 IRS가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되면 누구를 세무조사할 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런 방안이 조세를 회피하거나 줄이려고 노력하는 고소득자와 전형적인 미국 노동자 간에 조세 형평성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이 방식은 증세가 아니라 정부가 실제로 거둬야 할 세금을 징수한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흥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늘어난 세수를 자녀양육 보조금, 보육 지원 확대,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등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사회지출 프로그램에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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