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창고' 영구동토층 현재와 비슷한 기온에서도 자주 녹았다

입력 2021-04-29 11:50  

'탄소창고' 영구동토층 현재와 비슷한 기온에서도 자주 녹았다
약 40만년간 안정화됐지만 장기간 축적된 탄소도 '걱정거리'
동토층 내 동굴 안에서 물 떨어져 형성된 석순·종유석 분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북반구 땅의 4분의 1 가까이 차지하는 영구동토층이 약 40만년 전 이전에는 지금보다 기온이 아주 높지 않은 상태에서 북극에 인접한 고위도 지역까지 여러차례 녹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후로는 해빙 없이 장기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죽은 동물과 식물의 형태로 탄소가 쌓여 다시 녹게 되면 지구온난화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시베리아에서 캐나다 북부에 이르는 영구동토층은 대기에 축적된 양의 두 배에 달하는 약 1천400 기가톤(GT)의 탄소를 가둬두고 있으며, 해빙 과정에 많은 CO₂와 메탄 등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난화를 가속할 것으로 우려돼 왔다.
미국 보스턴칼리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에 따르면 보스턴칼리지 지구환경학 부교수 제레미 샤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캐나다 영구동토층 내 동굴 안에서 150만년에 걸쳐 형성된 석순과 종유석 등 스펠레오뎀'(speleothem) 시료를 분석해 얻은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2년에 걸쳐 적어도 5개 동굴에서 채취한 73개 스펠레오뎀 시료를 분석해 형성 당시 기후의 단서를 찾아냈다. 종유석과 석순 등은 땅이 녹고 동굴에서 물이 떨어질 때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형성된 시기만 파악되면 주변 동토층이 녹을 정도로 따뜻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우라늄-토륨 지질연대 측정법으로 형성 시기를 파악했다.
그 결과, 유콘강 이북 지역의 시료에서는 40만 년 전 이전에는 동토층 해빙이 자주 발생했지만 이후로는 해빙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만년 전 이후의 동토층 해빙은 아(亞)북극 영역에 국한됐다.



이는 40만 년 전 북극권의 동토층이 훨씬 덜 안정돼 있었으며 기온과 대기 중 CO₂가 현재와 같은 수준인 간빙기 때도 해빙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샤쿤 부교수는 "약 40만 년 전 이전에는 여름에 (북극 바다에) 얼음이 없었으며 이는 땅의 온도를 높여 겨울에 두꺼운 눈 아래서도 땅을 녹게 했을 것"이라면서 "내가 태어난 이후 북극해의 얼음이 절반가량 사라졌으며 이는 영구동토층을 다시 취약하게 만들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영구동토층이 녹았던 것으로 밝혀진 시기에도 온실가스가 많이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대량의 CO₂를 방출할 것이라는 통설과는 다른 결과가 나와 놀랐다고 밝혔다.
샤쿤 부교수는 "이런 결과는 전형적인 지구온난화 예측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이는 과학자들이 영구동토층 해빙 중 CO₂의 대량 방출을 막는 과정을 간과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또 "과거 영구동토층의 해빙이 서서히 진행돼 방출된 CO₂가 대양이나 식물에 흡수됐을 수도 있다"면서 "이는 온난화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는 현재 상황에는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지금보다 기온이 많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고위도 영구동토층 해빙을 촉발한 원인과 영구동토층이 녹을 때 탄소 대량 방출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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