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15년 만에 치르기로 했던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서의 투표 진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이날 라말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정파 회의에서 오는 5월로 예정됐던 총선을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선거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동예루살렘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이스라엘은 유엔과 다수의 아랍국가를 통해 동예루살렘에서의 투표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어 유럽연합(EU)과 개별 EU 회원국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어 "이스라엘이 동의하면 몇 주 내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동예루살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장악한 것으로 국제사회는 간주하고 있다.
반면,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간주하는 팔레스타인은 이번 선거에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는 물론 이곳에서도 투표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마스도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의 영원한 수도인 예루살렘이 포함되지 않은 선거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아바스 수반은 오는 5월과 7월에 총선과 대선을 치르겠다는 계획을 지난 1월에 발표한 바 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도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팔레스타인이 하마스의 압승으로 끝난 2006년 선거 이후 15년 만에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한 건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들의 잇따른 관계 정상화 속에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 고립을 피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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