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 확진자 중 0.06% 불과…세계 102위
사태 심각성 분석불능…어떤 변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도 몰라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인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아비규환에 빠진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작업마저 더딘 탓에 설상가상인 상황에 놓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당국이 그간 대규모 정치, 종교 행사를 허가한 것이 코로나19의 무차별 확산을 야기한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지 공공보건 전문가들은 곳곳으로 퍼져나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사태를 악화할지 판단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일단 변이 여부를 확인하려면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인도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30만명 넘게 쏟아져나오는데도 이중 겨우 0.06%만 시퀀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율은 전세계 국가 중 102위에 그친 것이라고 WP는 GISAID(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 집계를 토대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28일 현재 아이슬란드의 시퀀싱 비율이 78.8%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았고, 호주(60.3%), 뉴질랜드(48.5%), 덴마크(20.2%), 대만(16.0%)이 상위권에 들었다.
미국은 지난해 43위에서 36위로 소폭 상향됐다.
전문가들도 현재 확보된 자료로는 알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미 생물의학 연구소인 브로드 인스티튜트의 브로닌 매키닌스는 인도에서 어떤 변이가 어느 정도로 코로나 확산을 불러왔는지 알 수 없으며, "다들 상황을 주시하면서 자료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도에서 요주의 변이로 지목된 B.1.1.7과 B.1.617에 대해서도 "두 변이가 합쳐진 것일 수도 있고, 아직 우리가 알아내지 못한 다른 것일 수도 있다"면서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인도 당국이 유전자 시퀀싱에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국은 지난 겨울 시퀀싱 기구인 '인도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협력단'을 출범하고 전체 확진 사례 중 5% 정도를 시퀀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과 기반 지원이 필요한데, 인도의 공공보건 예산에서는 충분하고 신속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케임브리지대 임상미생물학자인 라비 굽타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려면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동시에 감염 확산 요인을 찾아내는 연구를 지속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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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국인은 떠나라"…코로나 창궐에 인도 엑소더스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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