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수요 증가에 발주 늘어…한국조선해양이 절반 넘게 수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한국 조선업계의 새로운 효자 선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LPG 운송 수요 증가에 따라 LPG선 발주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올해 발주량의 4분의 3 가까이를 휩쓸며 LPG선을 주력 선종 목록에 추가하고 있다.
2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세계에서 총 44척(106만1천86CGT)의 LPG선이 발주됐다.
LPG선 발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강하게 덮쳤던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느는 양상이다.
2017년 34척에 불과했던 LPG선 발주량은 2018년 48척·2019년 65척으로 늘었고, 올해는 1~4월 4개월 만에 지난해 총 발주량인 44척을 채웠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일본 등 다른 경쟁국을 제치고 LPG선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한국은 올해 현재까지 발주된 LPG선 44척 중 31척을 수주했다. 척수 기준으로 수주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이 수치에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이 각각 지난달 29일과 30일 수주한 4척과 2척이 빠졌는데 이를 더하면 한국의 점유율은 74%까지 뛰어오른다.
2016~2020년 한국의 LPG선 수주 점유율은 13~44%에 머무른 바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28척의 LPG선을 수주했는데 단일업체로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휩쓴 셈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다양한 라인업과 200척 이상의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선주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총 9척의 LPG선을 수주했다. 특히 대우조선이 수주한 9척은 모두 8만㎥급 이상의 초대형 LPG운반선(VLGC)이다.
향후 LPG 운송 수요는 계속 늘 것으로 보여 LPG선 발주 전망도 밝을 전망이다.
LPG는 액화천연가스(LNG)와 함께 기존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돕는 '브릿지(징검다리)' 연료 역할을 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LPG 해상 수송량은 2021년 1억700만t에서 2022년 1억1천3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LPG선은 운반하는 LPG를 연료로도 사용이 가능한데 이 때문에 최근 발주되는 LPG선은 대부분 LPG 이중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뛰어난 친환경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춘 한국에겐 호재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평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전통적 '효자' 선종인 LNG 운반선 발주가 주춤한 사이 LPG선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한국은 LPG연료공급시스템 기술 등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