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국이 새로운 대유행 추동…봉쇄 완화하는 서방국과 대비
전문가들 "선진국 이기주의 탓에 글로벌 협력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또다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격화하고 있다.
서방 선진국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토대로 일상 복귀를 바라보지만 인도 등 일부 국가가 새로운 감염 핫스폿이 되며 또 다른 대유행을 추동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유일한 해법은 필요한 국가에 백신이 충분히 돌아가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각국이 자국 상황을 우선시해 글로벌 공동 대응이 잘 실현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그리니치표준시·GMT) 전 세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90만4천627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8일 84만4천명에 육박하며 당시 기준 최다치를 찍었다가 2월 중순 30만명 밑으로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약 2달간 3배가량 폭증하며 현재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인도, 터키 등 일부 국가가 견인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까지 확산세가 완화 추세에 있던 인도는 정부의 섣부른 방역조처 완화, 대형 종교행사와 지방선거 유세 등으로 두 달 반 동안 신규 확진자가 무려 44배가량 불어났다.
인도 보건복지부는 현지시간으로 1일 오전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40만1천993명으로 집계했다. 일일 코로나 확진자수가 4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 역시 최근 코로나19 감염률이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 되며 처음으로 전국 봉쇄에 들어갔다.
이란은 지난 26일 하루 사망자가 역대 최다치인 496명이 나왔고, 브라질도 인구 100만명 당 일일 사망자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존스홉킨스대 집계).
이는 미국, 영국 등 일부 서방 선진국이 높은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각종 제한조처를 완화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종식하려면 결국 전 세계가 협력해 피해가 심각한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백신과 의료물자가 풍부한 선진국들이 자국민 보호에 치중하며 이런 공동대응이 어려운 처지라고 CNN은 지적했다.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초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접종된 백신 7억회분 중 저소득국에서 접종된 물량은 0.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반면 고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가 전체 회분의 87%를 접종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의 마이클 헤드 글로벌 보건 선임연구원은 "문제는 힘있는 나라 대다수가 중앙정부 형태라는 점"이라면서 "중앙 정부는 자국 시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주요 임무고, 팬데믹과 관련해선 모든 나라가 꽤 이기적"이라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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