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 "예방 소홀했고 '코로나 키트' 무분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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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40만 명을 훌쩍 넘은 가운데 기본적인 방역수칙만 지켰어도 이처럼 많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경없는의사회(MSF)의 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 국제회장은 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본 방역수칙을 지켰다면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 40만 명 가운데 상당수는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닷새 동안 브라질 북부 혼도니아주를 방문해 현지 의료진·환자들과 대화한 크리스토우 회장은 "브라질이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여러 나라에서 작동되는 대책을 채택했다면 많은 사망과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구충제 이버멕틴 등 이른바 '코로나 키트'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은 코로나19 예방에 소홀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환자 치료 효과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약물을 사용하는 유일한 나라"라면서 "'코로나 키트'는 인체에 유해할 수 있고, 이 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환자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키트'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붙여진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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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달 1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을 '인도주의적 재앙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 1년 이상 지난 지금도 효과적인 공공보건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주민 이동 제한 등 방역수칙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거부되고 있고, 일부 정치인이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백신 확보와 접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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