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 닫으려는 순간 침입해…용의자 50대 남성 체포
뉴욕서 아시아 여성에 '망치 폭행'도…증오범죄 여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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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이재영 기자 =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에서 한인 여성들이 운영하는 주류매장에 괴한이 침입해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이 운영하는 볼티모어 지역방송 'WJZ'에 따르면 전날 밤 볼티모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의 '원더랜드 주류매장'에 한 남성이 들어와 가게주인인 한인 자매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매의 아들이자 조카인 존 윤씨가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와 유튜브에 올린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사건은 그의 이모 A씨가 가게 문을 닫으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남성이 문을 붙잡고 가게로 들어오려고 하면서 벌어졌다.
이 남성은 A씨가 가게에 못 들어오도록 막자 A씨까지 끌고 가게로 들어왔고 이후 그를 바닥에 내팽개치듯 쓰러뜨렸다.
저항이 계속되자 남성은 손에 든 시멘트 벽돌로 A씨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볼티모어 한인 매장서 괴한 '벽돌 폭행'…30바늘 꿰매 / 연합뉴스 (Yonhapnews)
윤씨의 어머니인 B씨가 뛰어나와 말리자 남성은 벽돌로 B씨 머리도 가격했다.
A씨와 B씨는 공격을 받으면서도 계속 이 남성을 밀어냈고 결국 가게에서 쫓아낸 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정리했다.
이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다쳤고 특히 A씨는 머리에 30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티모어경찰은 용의자로 50대 남성을 체포해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존 윤씨는 현지언론에 "(어머니와 이모가) 생계를 유지하러 온 공동체에서 이같이 위협받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이 공동체는 20년 이상 일원이었던 우리를 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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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뉴욕경찰(NYPD) 증오범죄 태스크포스는 전날 맨해튼 42번가에서 아시아 여성 2명이 폭행을 당했다며 용의자 제보를 요청했다.
경찰이 트위터에 올린 당시 영상을 보면 두 명의 여성이 나란히 인도를 걸어가는데, 흑인 여성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갑자기 다가가 소리를 치고 손에 쥔 무언가로 이들 여성을 여러 차례 가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31세, 29세의 아시아 여성이며, 신원을 알 수 없는 용의자는 이들 여성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한 뒤 31세 여성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쳐 머리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머리를 다친 여성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테리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ABC7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용의자가 술에 취한 듯 벽에다 얘기하는 것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빨리 지나쳐가려고 했으나 그 여자가 우리를 보더니 욕설과 함께 마스크를 벗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았다"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특히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길거리, 지하철 등 곳곳에서 아시아계 시민을 겨냥해 폭행하거나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등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 의회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15개 대도시에서 올 1분기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69% 증가했으며, 뉴욕의 경우 22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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