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키로나 450여 명 처방한 부산의료원…"재원 기간도 단축"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상용화된 지 3개월이 되면서 중증으로 악화하는 환자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현장 의료진의 평가가 나왔다.
5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렉키로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고위험군 코로나19 경증 환자 2천200명여명에 처방됐고, 이 중 부산의료원에서 국내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최대인 450여명에 투여됐다.
렉키로나는 지난 2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증 코로나19 환자에 쓰게 돼 있다.
김동완 부산의료원 중환자실장(호흡기내과 전문의)은 연합뉴스에 "처음에는 렉키로나가 경증 환자에 쓸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여서 처방했는데 투여하고 나니 환자 상태나 바이러스 수치 등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게 보였다"며 처방이 가능한 환자에게는 신속하게 투여하자고 원내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의료원에서는 식약처의 허가범위에 근거해 60세 이상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는 가급적 내원한 당일에 렉키로나를 투여하고 있다.
김 실장은 "2월 19일 이후 렉키로나를 투여한 경증 환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1명뿐이고 사망자는 없었다"며 "고령의 환자들은 입원 당시에는 괜찮다가도 갑자기 악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하는 환자가 줄어들자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처방되는 '베클루리'(성분명 렘데시비르) 사용도 많이 감소했다.
김 실장은 "렘데시비르를 처방받은 환자 수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2월 17일까지 143명이었나, 렉키로나 처방이 시작된 후인 2월 19일부터 4월 17일까지는 28명 정도"라며 "기간에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처방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렉키로나가 코로나19 환자의 재원 기간도 크게 단축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추정했다.
김 실장은 "국내에서는 증상 발생 후 10일이 지난 후에 임상 결과 등을 기반으로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어 최소 입원 기간이 10일 정도 된다"며 "렉키로나를 투여한 환자 대부분은 입원일 기준 11일째에 문제없이 퇴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올해 1월과 비교해 부산의 확진자 수가 3월에 더 많아져 입원 환자 수도 더 많았는데 입원 11일째에 대부분 퇴원하다 보니 병실 부족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