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쟁의활동 찬반투표 돌입…"대화로 안 돼"

입력 2021-05-05 06:01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쟁의활동 찬반투표 돌입…"대화로 안 돼"
중노위 조정 신청…노조 "합법적 쟁의권 확보 목적"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회사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조합원 대상 쟁의활동 찬반투표를 시작하며 파업 등 쟁의권 확보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전날부터 조합원 2천4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등 쟁의활동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회사와 임금협상을 벌여온 노조는 사측의 교섭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며 지난달 27일 열린 제8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이미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그간 교섭에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노조는 쟁의권 확보를 위해 이달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쟁위행위 찬반 투표 결과 찬성하는 조합원의 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노조가 실력을 행사하는 쟁의행위가 발생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창완 노조공동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회사의 교섭 해태 실태를 알리고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정을 신청했다"며 "대화 의지가 없는 상대는 말로 해서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대화를 거부하고 노조를 무시하며 탄압하고 있다"며 "조합 판단으로는 쟁의활동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회사 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천400여명 규모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1월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손을 맞잡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노조 전임자의 업무수행을 위해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등 노조 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임금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불합리한 통상임금 산정 방식 때문에 발생한 미지급 임금을 정산하라"며 조합원·비조합원 4천여명을 모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2차 소송인단도 모집했다.
이에 회사는 통상임금 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특정 직군에 대해 최근 3년간의 임금을 재정산해 지급하기로 했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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