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직무수행 우려", 黨일각 "상황 극에 달해"…체니 물러설 기미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엣가시'인 당내 서열 3위 리즈 체니 의원총회 의장의 행보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내 지도부 자리에서 몰아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는 4일(현지시간)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진행자가 '트럼프에 대한 체니의 탄핵 찬성으로 공화당이 그와 지도부 직을 함께하는 데 불만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묻자 "체니가 탄핵에 어떻게 투표했는지에 관해선 관심이 없다. 그 결정은 이미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나는 그가 당의 메시지를 이행할 총회의장으로써 직무를 수행할 능력에 대한 우려를 동료들한테서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려면 모두 하나가 돼 일할 필요가 있다"며 "다수당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카시는 당 지도부가 "서로 공격하는 대신 모두가 협력할 수 있는 최선책이 뭔지에 더욱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카시의 언급은 체니 의원의 의원총회 의장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실제 실행에 옮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체니 의원은 전날 지난 대선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2020년 부정 대선은 오늘부로 순 사기(The Big Lie)로 칭해질 것"이라는 성명을 내자 "그렇게 주장하는 이들이 순 사기라는 표현을 퍼뜨리고 법치를 등지고 민주주의 시스템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체니는 지난 1월 의회 폭동 사태 직후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총회 의장직 퇴진 압박을 받는 등 당내 트럼프 충성파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와 관련, 매카시는 이달 말까지 체니 의원을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몰아내겠다고 맹세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의 핵심 측근은 "체니가 이달 말에 의장이 될 가능성은 없다"며 "투표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며, 결과는 뻔하다"고 말했다.
이는 체니를 지도부에서 몰아내려는 기류가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고 더힐은 전했다.
공화당 하원의 다른 의원은 "상황이 극에 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체니는 자신의 입장에서 물러설 기미가 없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체니는 전날 트럼프에 대한 공식 반박 외에도 비공개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며 맹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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