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아시아 국가 실험서 나와"…백신 확보 어려움 가중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국정조사가 시작되면서 위기에 몰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중국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 연설을 통해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시아 국가의 실험실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군은 코로나19 사태를 화학전·세균전·방사능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는 새로운 전쟁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 나라는 코로나19를 이용해 지난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의 발언은 구체적인 근거 없이 나온 것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약사 시노백으로부터 백신을 수입·생산하는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는 "보우소나루의 중국에 대한 공격적 발언으로 백신 원료 물질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생산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3차 확산이 우려되고 백신 확보가 쉽지 않은 민감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지나치게 경솔한 발언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중국 의원연맹 회장인 파우스투 피나투 하원의원은 "보우소나루는 소설과 현실을 혼동하는 심각한 정신 질환이 있는 것 같다"면서 "세계에 대한 인식이 없는 무책임하고 불균형적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보우소나루는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권한이 지방 정부에 있다고 판결한 연방대법원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지방 정부의 봉쇄 조치를 막기 위해 대통령 포고령을 발표할 수 있다면서 "필요하면 포고령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으며, 전직 보건장관 2명을 포함해 국정조사위원회가 채택한 증인의 출석이 차례로 이뤄지고 있다.
전직 보건장관들의 증언은 대부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이었으며, 이에 대한 불만으로 보우소나루가 대법원을 비난하고 중국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마르셀루 케이로가 현 보건장관이 출석했으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와 진단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백신 접종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브라질 보건부 집계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1천493만183명, 누적 사망자는 41만4천399명이다.
하루 전과 비교해 확진자는 7만3천295명, 사망자는 2천811명 늘었다.
백신 1차 접종자는 전체 국민의 15.77%인 3천340만4천333명이며, 이 가운데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8.05%인 1천703만9천46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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